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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은 변화할 수 있을까?



□ 조 바이든의 철군 결정 이후.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 주도권을 확실히 뺏겼다. 정확히 말하면 모든 결정을 탈레반에 의존하고 있다. 8월 31일 약속한 미군의 출국 시안을 앞두고 탈레반은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은 G7 등 동맹국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탈레반의 요구를 수용하는 모양새다.


□ 아프가니스탄을 떠난 결정을 한 이상, 미국은 탈레반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탈레반과 적대적인 관계를 갖는 것은 미국의 국가 안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끔찍한 가정이지만 탈레반이 미국을 또다시 비난하고 알-카에다 등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와 손을 잡는다면 미국을 향한 테러가 발생할 수 있다. 미국은 탈레반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 탈레반과 함께 ISIS 척결에 나선 미국의 고위 관료들은 탈레반과의 협력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한다. 2020년 2월에 탈레반과 미국 간의 평화 협정이 서명되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인 잘메이 칼릴자드는 탈레반이 "영구적이고 포괄적인 휴전 협상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탈레반은 지속적으로 암살, 뇌물 등을 통해 미국과의 협의한 약속을 외면했다.


□ 사실 탈레반이 믿지 못한 협상 파트너가 된 원인은 미국 만의 잘못이 아니다. 가장 큰 이유는 종교를 두고 내전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중동의 냉혹한 현실이다. 탈레반 지도자들은 호전적인 전사들이 이슬람 국가와 다른 급진적 그룹으로 탈주할 것을 두려워한다. 탈레반에 있어 미국이 원하는 화해와 평화는 아프가니스탄 문제 해결의 방법이 될 수 없다. 이슬람 원리주의와 군사력의 강화만이 그들의 생존을 보장한다고 믿는다. 직면한 죽음의 위협 앞에서 인권과 민주주의는 사치로 여겨진다. 국제사회에 탈레반은 유화적인 몸짓을 취하고 있지만 그들의 약속은 신뢰할 수 없다.


□ 아프가니스탄 문제는 생각보다 깊고 지속적인 비극이다.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다. 더군다나 국가 간 협상과 대화로는 풀 수 없는 문제이다. 국제사회의 섣부른 개입과 성급한 약속은 또 다른 갈등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을 넋 놓고 바라보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인류가 기대할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은 개개인이 품고 있는 '휴머니즘'에 대한 믿음이다. 지난 8월 15일 카불공항에서 C-17 비행기는 권장 수용 인원의 두 배 이상의 피난민을 태웠다. "무더위 속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태우고 이륙할 수 있느냐"라는 동료들의 질문에 조종사는 "그냥 나를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때론 무모하지만 위협을 무릅쓰고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구하려는 용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국제사회의 파트너로 나설 수밖에 없는 탈레반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 탈레반의 변화는 더딜 것이다. 불안정한 정세도 계속될 것이다. 최근 대한민국은 한국에 협력한 아프간인들을 국내에 수송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온라인상에서 벌써부터 찬반 여론이 갈린다. 인종차별, 혐오성 댓글도 보인다. 단순히 난민 수용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그들의 명확한 의사도 모를 뿐 아니라 우려한 바와 같이 테러 위협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들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의 변화는 필요하다. 아프가니스탄의 비극적 상황에 공감한다면 인류애를 실천할 수 있는 우리 만의 방법들을 한번 쯤은 고민해야 한다. 그 작은 노력이 아프가니스탄의 비극을 끝내고 세상을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