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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의 자유의 내용

1. 직업의 자유의 내용

직업의 자유에 관한 제15조는 그 문구상 직업 내지 직종의 “선택”에 관한 자유만을 보장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오늘날 이 기본권이 하나의 통일적인 생활과정으로서의 직업활동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데 이론이 없다. 그러므로 헌법 제15조의 직업의 자유는 원하는 직업 내지 직종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 선택한 직업을 수행하는 자유, 직장선택의 자유를 포함한다.


나아가 유의할 사항은 직업의 선택과 직업의 수행이 각기 직업생활의 특정한 단계에 해당하여 시간적으로 명확히 구분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 일정 부분 중복된다는 점이다. 특히 직업활동의 개시는 직업수행의 개시인 동시에 직업선택행위의 표출이다. 마찬가지로 직업수행 활동이 계속되고 있는 중에는 그 직업을 계속 보유하고자 하는 의지가 표출되는 것이며 직업수행을 자유의사에 기하여 종료하는 것은 직업을 선택하는 행위이기도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업선택과 직업수행을 구분하는 것은 그 제한에 있어서 각기 다른 정당화요건이 충족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1) 직업선택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에 의하여 누구나 타인의 의사에 의하여 영향을 받지 아니하고 자신이 희망하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된다. 이는 특정 직종의 선택의 자유, 이미 선택한 직종을 포기할 수 있는 자유, 이미 선택한 직종에서 다른 직종으로의 전직의 자유를 포함한다. 내심의 영역에 머무르는 선택을 위한 결단만이 아니라, 대외적으로 표출되는 행위를 통하여 특정 직업의 선택의 표시를 하는 것도 직업선택의 자유의 내용이 된다.


직업선택에는 직업을 가지거나 가지지 않기로 하는 결정 및 특정 직업의 선택과 직업변경이 속한다. 직업의 종료는 선택된 직업을 그만두는 것뿐만 아니라, 직업행사의 최종단계를 나타내며, 취업의 반대되는 개념이다.


나아가 소극적인 선택의 자유, 즉 특정 직업의 선택을 강요받지 아니할 자유도 보호된다. 직업선택의 자유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할 자유도 포함하지만, 헌법은 이에 관해서 제12조 제1항에서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다.


또한 무직의 자유가 직업선택의 자유의 범위에 포함되는 여부도 문제된다. 이는 헌법 제32조 제2항의 근로의 의무의 성격에 대한 이해와 결부되어 있다. 이 의무를 법적 의무가 아니라 윤리적 의무로 이해하는 한, 직업선택의 자유는 무직의 자유도 포함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2) 직업수행의 자유

직업수행의 자유는 선택된 직업이 현실에서 투영되어 나타나는 활동 전체를 보호한다. 직업수행의 자유는 모든 직업적 활동 또는 영업적 활동, 즉 그러한 활동의 형식, 수단 및 활동범위와 내용에 대한 결정의 자유를 말한다.


특정 직업에서 구체적인 노동 및 생산의 범위와 내용을 결정하는 것, 작업과정의 조직화 및 영업조직, 타인의 고용, 시설과 장비의 선택․설치․사용, 재료 및 자본의 조달, 광고, 시장 및 판매의 관리 등이 모두 직업수행 행위에 포함된다. 직업수행의 자유는 기업가 내지 영업체와 관련해서는 기업의 자유 내지 영업의 자유,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기업설립 및 조직의 자유, 법적 형태 선택의 자유, 처분- 및 투자의 자유, 생산활동의 자유, 경업의 자유, 가격설정의 자유, 광고의 자유 등을 내용으로 한다.


개인적 취미활동, 가사적‧가정적 의무의 이행, 사단이나 회사 또는 정당 내의 활동, 제10조 내지 제17조에 의하여 보호되는 사생활은 직업수행이 아니다. 특히 자영업의 경우에는 직업영역과 사사의 영역 사이의 구별에 대한 결정, 곧 기업경영에서 추구되는 이득이 기업을 위한 투자에 사용되는가 또는 “사적 구매”에 사용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결정은 직업영역에 속한다.


때에 따라서는 어떤 직업 관련 활동이 직업선택과 직업행사 중 어느 것에 속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쉽지 않다. 특히 취업을 어느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견해가 대립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이 판시함으로써 논란을 정리하였다. “직업‘선택’과 직업‘행사’라는 개념이 각각 다른 개념과 교차되지 않는 직업생활의 특정 시적 단계를 나타낼 정도로 구분되는 것은 아니다. 즉 취직은 직업행사의 시작일 뿐만 아니라 바로 여기에서 – 그리고 여기에서만 흔히 – 표출되는 직업선택 행위를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계속적인 직업행사 중에 표출되는 직업수행 계속 의지와 결국은 직업행사를 자유로운 의지로써 종료하는 것은 실제로는 직업선택 행위이기도 하다. 두 개의 개념은 다양한 관점으로부터 오는 직업의 자유라는 통일적 전체를 포착한다.”

3) 직장선택의 자유

국민은 직업활동이 이루어지는 곳인 직장을 자유롭게 선택․유지․포기할 수 있다. 물론 여기서 직장은 전적으로 공간적인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종속노동의 경우에서는 사용자의 선택을 포함한 노동관계나 구체적인 직업적 종사가능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직장의 선택은 직업선택 후에 행해지며 직업선택을 구체화한다. 직장의 선택은 선택된 직장에서 수행되는 직업행사에 선행한다.


직장선택의 자유는 종속직업뿐만 아니라 또한 독립적 직업에도 해당된다. 이를 종속직업에 한정시키는 것은 직업관련 활동의 자유를 포괄적으로 보호하려는 제15조의 취지에 반한다.


제15조는 개인이 직업의 자유 행사의 현실적 가능성을 열어주는 법적‧사실적 전제를 창출할 의무를 국가에게 부과한다는 견해도 일부 있으나, 근로의 권리가 별도로 보장되고 있는 현행 헌법의 해석론으로는 수용하기 어렵다. 물론 종속노동자는 독립적 직업종사자보다 강한 사회적 보호를 필요로 한다고 볼 수 있지만, 이는 제15조의 문제가 아니라 근로의 권리의 문제이다.


“근로의 권리”가 별도로 규정되어 있는 현행 헌법에서 제15조는 직장의 알선 청구권이나 그러한 권리를 실현하는데 필요한 국가의 조치를 요구하는 청구권의 근거가 되지 못함은 물론이다.

4) 직업교육장선택의 자유

가) 직업교육장선택의 자유의 헌법적 근거

먼저, 하나 또는 여러 직업을 훈련하는데 사용되는 모든 시설을 의미하는 직업교육장 선택의 자유가 헌법 제15조에서 보장된 직업의 자유의 한 내용인지가 문제된다.


현재 국내의 통설은 이를 긍정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을 받을 권리가 헌법 제31조에 별도로 보장되고 있음을 이유로 이를 부정하는 설도 있다.


교양교육(Bildung)과 직업교육(Ausbildung)을 다음과 같이 구분하고 교양교육을 받을 권리의 근거만을 제31조에서 찾는 견해도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즉 정신적으로 획득될 수 있는 모든 것이 교양교육의 내용이 될 수 있으며, 그 내용과 마찬가지로 교육목표 또한 개방적이다. 반면, 직업교육은 ‘직업과 관련된 자격’의 획득이라는 목표를 지향하고 있으며, 이 목표가 그 내용까지도 규정한다. 직업과의 관련성이 없는 학교교육의 경우에는 그러한 목표나 내용이 없다.


그러나 이와 같은 구분기준이 사실 애매할 뿐만 아니라, 직업교육과 교양교육을 구분함이 없이 포괄적으로 교육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는 현행 헌법에서 이를 구분하여 직업교육은 직업의 자유에 의하여, 교양교육은 교육을 받을 권리에 의하여 각기 보호되는 것으로 보아야 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다. 더구나 통설이 한결같이 ‘교육을 받을 권리’가 ‘교육을 받을 자유’를 포함하는 多層的인 權利라고 보면서도 그러한 주장을 펴는 것은 더욱 설득력이 없다. 직업교육이, 따라서 직업교육장의 선택이 직업선택의 전 단계에 놓여 있기 때문에 직업의 자유와 관련되어 있음은 사실이지만, 교양교육과 직업교육이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어서 양자를 구분하는 것이 항상 용이한 것이 아니고 또 헌법 제31조 제1항에서 교육을 받을 자유가 포괄적으로 보장되어 있다고 보는 한 제15조가 아닌 후자의 규정에서 헌법의 직접적 근거를 찾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된다.

나) 직업교육장의 개념:

직업교육장을 좁게 이해하는 설은 “지원자가 그 훈련장에서 교육을 수료한 뒤에 응시할 수 있는 시험에 합격해야만 직업을 구할 수 있거나 특정 직업에 종사하기 위한 전제로 수료하여야만 하는 시설”로 좁게 해석하는 설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좁게 해석할 합리적 이유가 없으며 전적으로 교양교육만을 담당하지 않는다면, 여기서 말하는 직업교육장으로 보아야 한다.

그 전형적인 예로 특히 전문대학, 대학교, 사법연수원, 행정공무원연수원, 기타 각종 직업교육시설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대학의 개별 강의나 시간강사직은 포함되지 않는다. 중등학교와 관련해서는 견해가 대립하지만 직업교육장으로서의 성격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본다.

다) 직업교육장 선택의 자유의 내용

직업훈련장 선택의 자유는 장소적 측면 외에 질적 측면을 가진다. 즉 직업훈련분야와 직업훈련과정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을 포함한다. 나아가 직업훈련을 강제당하지 않을 자유를 포함한다. 따라서 일반적 교육의무 외에 국가가 직업훈련을 강제하는 것으로부터 개인을 보호한다.


그러나 교육을 받을 권리가 헌법 제31조에서 별도로 보장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특정 직업훈련장에 대한 입학허가를 청구하는 주관적 공권은, 비록 그 시설이 공적 시설로서 법적으로나 사실적으로 국가에 의해 독점되어 있더라도 제15조에서는 도출된다고 볼 수 없다. 독일에서 그와 같은 파생적 참여권을 직업의 자유를 근거로 인정하는 것은 독일에서는 사회적 기본권인 교육을 받을 권리가 별도로 보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제15조에는 직업교육을 재정적으로 지원할 것을 요구하는 청구권은 물론 예비수습실무시 생활비를 보조할 것을 요구하는 청구권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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